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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포럼 320] 왜 미디어 리터러시인가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01-30
  • 조회수 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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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미디어 리터러시인가

○ 발행일 : 2020.02.20.

○ 발행처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 필자 : 김양은 

○ 소속 : 건국대학교 KU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교수


   디지털 시대의 시민 역량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 가짜뉴스, 1인 미디어플랫폼 유튜브의 성장 등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미디어 시대에 인간이 비판적이고 주체적으로 미디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 전반이 변화하는 시대에 단지 기술에 대한 접근성뿐만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른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참여 격차에 대한 것으로 확장되었다. 어느 시대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의 발달은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들 기술 발달은 흔히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에서 야기될 인간관계, 자동화와 관련된 불평등,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주로 초연결, 융합, 개방과 공유, 협업, 참여 등이다. 이들 논의의 중심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간 역량에 관한 논의에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포함되어있는데, ATC21S(Assessment and Teaching of Twenty-First Century Skills, 2012)에서는 정보리터러시, ICT리터러시를, P21(Partnership for 21st Century Skills, 2013)은 정보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ICT리터러시를,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기초리터러시 역량으로 ICT리터러시를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럽연합, 유네스코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를 디지털 시대 시민역량 중 하나로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국가 보고서들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로 각기 그 명칭은 다소 다르지만, 새로운 사회에서 필수로 다루어질 역량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 시민 역량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20185월에는 미디어교육과 관련한 2개의 법안1)이 발의되는 등 미디어 리터러시의 필요성과 그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었다. 20198월에는 교육부에서 학교 미디어교육 내실화 지원계획을 발표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학교 내 미디어교육 활성화의 기반 조성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

   디지털 시대의 필수 역량, 특히 디지털 시민 역량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과 사회를 읽고 성찰한다

   원래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 언어를 읽고 해독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문자언어가 지배하던 시대에 영상이 등장하면서 나온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이다. 국내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텔레비전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메시지)를 읽고 해독하는 역량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영상 메시지를 해독하는 것에서 이용자들이 미디어 메시지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었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용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개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린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미디어를 가지는 시대, 그래서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매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생산된다. 과거에는 미디어들이 정보의 정확성, 신뢰성 등을 판단해주었지만, 이제는 개인이 스스로 많은 정보들 속에서 선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제공하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공유되면서 어느 시대보다 미디어 메시지에 대한 비판적 리터러시가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새로운 미디어 쟁점들이 등장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비판적 리터러시 역량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실시간 검색, 맞춤형 추천 서비스 등의 알고리즘 기술은 개인에게 정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필요로 할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들 알고리즘의 개입은 개인이 유사한 정보만을 교류하도록 함으로써, 가치편향적 사고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알고리즘에 내재된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문제에 대한 이슈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미디어 메시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비판적 리터러시는 단지 콘텐츠에 한정된 해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텍스트가 표상하는 대상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다. 미디어 텍스트에는 미디어에 반영된 사회의 모습, 제작자의 관점 등 미디어가 재현한 사회가 담겨있다. 그래서 미디어를 읽고, 해독한다는 것은 미디어가 재현하는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맥락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는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넘어 광범위한 사회변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고, 이들 기술을 인간 중심에서 읽고 해석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다.

 

   소통하고 참여하다

   디지털 기술이 진화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미디어 메시지 기반에서 미디어를 둘러싼 인간의 다양한 행위와 활동에 기반을 두고 개념화되어왔다. 영상미디어의 등장이 영상언어와 영상 문화에 대한 이해를 요구했으며, 디지털 언어의 등장은 소통의 도구로서 영상 제작을 위한 능력을 요구했다. 개인과 개인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대두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연결성에 주목하고 그 개념을 변화시켜왔다. 이처럼 미디어 리터러시는 새로운 미디어 언어가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속성과 이들이 일으키는 사회 변화에 대응해 변화해왔다.

 

   소셜미디어의 연결성은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공유와 협업, 네트워킹, 참여 개념을 주목하게 했는데, 이는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통해 미디어의 확산성을 강화시켰으며, 누구라도 자유롭게 미디어를 소유하고, 정보를 생산하고, 배포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디지털 미디어 초기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미디어를 생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지만,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이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즉, 미디어를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이용자들이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만족했지만, 이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라이브하우스 등을 통해서 전통적인 미디어 조직을 능가하는 사회적 파급력과 전파력을 갖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끊임없이 기술과 사회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중요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참여가 강화되면서 미디어를 통한 소통과 사회적 참여는 점차 확장되고 있다. 과거의 전문가나 미디어 조직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개인들이 스스로 사회, 경제, 문화적 참여를 구성하고, 서로를 연결해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다양한 사회적 실천과 성찰 그리고 변화의 힘인 셈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개인의 의견 표현을 위한 참여 행위뿐만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배려, 콘텐츠 생산에 대한 생산자로서의 책임과 의무 또한 고려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게 되고, 기본적인 미디어에 대한 도구적 역량이 교육된다면, 디지털 격차 해소는 사라질 것이라는 논의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들 기술을 통한 활용과 참여로 인한 사회, 경제, 문화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자동화된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이슈들이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기술이 사회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사회를 살아가고, 배제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한 필수 역량임에 분명하다.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체계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시민영역에서 발전, 성장하였으며, 이들 노력이 1990년대부터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국가 정책 사업에 포함시키게 했다. 1990년대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 정책의 일환으로 출발하여, 현재까지도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중심으로 전국 48개 지역 미디어센터를 건립하는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각기 다른 정부부처에서 새로운 미디어가 야기하는 위험과 역기능에 대응하는 과정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정책 목표에 따라 매체별로, 역량별로 단편화되어 시행되었다.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용자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디지털 시민 역량을 목표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성과 체계를 설정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현존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자원들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생애주기형 미디어 교육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간 시민, 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하게 성장해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조정·재편하고, 체계화하기 위한 재편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조정 및 재편하고, 방향성을 이끌어갈 미디어교육위원회의 설립이나 미디어교육지원센터의 설립도 고려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 생애주기를 기반으로 미디어 전환기를 준비하는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울러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함양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첫걸음은 미디어와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것에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지만, 디지털 기술 사회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미래사회에 대한 대처 역량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하기 위한 노력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1)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유은혜 의원대표발의), 미디어교육 지원 법안(신경민 의원 대표발의)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